한국 오피스 체어의 역사와
T50 2세대 리뉴얼 스토리
2007년 출시된 시디즈 T50은 오랫동안
한국 사무용 의자의 기준처럼 쓰였습니다.
많은 사람에게 T50은 ‘회사에서 앉던 그 의자’였고,
동시에 ‘집에서도 쓰고 싶은 의자’였습니다.
그런데 기준이 된 의자도 언젠가는 다시 질문 앞에 섭니다.
T50이 18년 만에 2세대로 리뉴얼되었습니다.
그 과정은 단지 오래된 제품을 고치는 일이 아니었습니다.
일하는 사람들이 의자에 요구하는 기준을
다시 읽는 일이었지요.
한국의 직장인이 하루에
의자 위에서 보내는 시간은 평균 7시간 이상,
의자는 침대 다음으로 오래
몸을 맡기는 물건일지도 모릅니다.
그런데 우리는 의자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을까요?
사무용 의자는 어떻게 변해왔으며,
새로운 T50의 형태는 어떤 과정을 거쳐 나왔을까요?
이 모든 질문들에는 시대의 고민이 담겨 있습니다
한국 사무용 의자의 기준처럼 쓰였습니다.
많은 사람에게 T50은 ‘회사에서 앉던 그 의자’였고,
동시에 ‘집에서도 쓰고 싶은 의자’였습니다.
그런데 기준이 된 의자도 언젠가는 다시 질문 앞에 섭니다.
T50이 18년 만에 2세대로 리뉴얼되었습니다.
그 과정은 단지 오래된 제품을 고치는 일이 아니었습니다.
일하는 사람들이 의자에 요구하는 기준을
다시 읽는 일이었지요.
한국의 직장인이 하루에
의자 위에서 보내는 시간은 평균 7시간 이상,
의자는 침대 다음으로 오래
몸을 맡기는 물건일지도 모릅니다.
그런데 우리는 의자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을까요?
사무용 의자는 어떻게 변해왔으며,
새로운 T50의 형태는 어떤 과정을 거쳐 나왔을까요?
이 모든 질문들에는 시대의 고민이 담겨 있습니다
CONTENTS l 사무실을 둘러싼 여섯 가지 질문
- 한국 사무용 의자는 어떻게 변화해왔을까?
- 사무실의 변화는 의자의 기준을 어떻게 바꾸었을까?
- 좋은 사무용 의자는 왜 ‘고정된 자세’보다 ‘자세 변화’를 말하게 되었을까?
- 시디즈 T50은 어떻게 한국 오피스 체어의 기준이 되었을까?
- T50 2세대는 기존 T50의 어떤 불편을 개선했을까?
- T50 2세대가 보여주는 사무용 의자의 다음 기준은 무엇일까?
ㅣ의자는 어떻게 지금의 모습이 되었나
70년대 신문 광고 속 사무실 풍경
1980년대 한국의 사무실 사진을 보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은 빽빽함입니다. 칸막이 없이 같은 방향으로 줄지어 놓인 책상, 그 위에 쌓인 서류와 재떨이, 책상 사이를 간신히 빠져나가야 하는 좁은 통로. 당시 사무실에서 일했던 사람들의 회고는 더 생생합니다.
1980년대 한국의 사무실 사진을 보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은 빽빽함입니다. 칸막이 없이 같은 방향으로 줄지어 놓인 책상, 그 위에 쌓인 서류와 재떨이, 책상 사이를 간신히 빠져나가야 하는 좁은 통로. 당시 사무실에서 일했던 사람들의 회고는 더 생생합니다.
“신입 때 자리에 앉으면 뒤로 11명이 나란히 앉아 있었다. 고개만 돌려도 누군가의 시선에 걸렸다.”
사무실은 일하는 곳이기 이전에, 조직의 위계가 공간으로 번역된 장소였습니다. 의자도 그 위계의 일부였습니다. 부서장 자리에는 팔걸이가 달린 가죽 회전의자가 놓였고, 일반 직원의 자리에는 철제 프레임에 얇은 패브릭을 씌운 의자가 배치되었습니다. 의자를 고르는 기준은 가격, 내구성, 납기, 그리고 직급에 어울리는 외양 정도였습니다. 앉는 사람의 허리나 자세는 아직 의자가 적극적으로 신경 쓸 영역이 아니었습니다.
한국의 초기 사무 가구 제조사 안건사가 1984년 KS 표시 허가를 받은 품목도 ‘철제 사무용 책상과 의자’였습니다. 견고함이 곧 품질이던 시절의 이야기입니다.
1980년대 퍼시스에서 출시한 OA 시스템
풍경이 바뀌기 시작한 것은 기계가 사무실에 들어오면서부터입니다. 1980년대, 사무자동화(OA)라는 말이 유행어처럼 번지던 시절. PC, 팩스, 복사기가 책상 위를 점령하기 시작했고, 가구는 이 기기들을 수용하고 전선을 숨기는 구조로 진화해야 했습니다. 80년대 중반 퍼시스와 코아스 등 새로운 가구 생산업체들이 OA 시스템 가구를 도입한 후, 사무실과 가구는 모두 시스템의 일부가 되었습니다.
풍경이 바뀌기 시작한 것은 기계가 사무실에 들어오면서부터입니다. 1980년대, 사무자동화(OA)라는 말이 유행어처럼 번지던 시절. PC, 팩스, 복사기가 책상 위를 점령하기 시작했고, 가구는 이 기기들을 수용하고 전선을 숨기는 구조로 진화해야 했습니다. 80년대 중반 퍼시스와 코아스 등 새로운 가구 생산업체들이 OA 시스템 가구를 도입한 후, 사무실과 가구는 모두 시스템의 일부가 되었습니다.
그런데 기계가 바꾼 것은 책상만이 아니었습니다. 모니터를 바라보고 키보드를 치는 자세가 일상이 되면서, 사무직 노동자의 몸도 새로운 부담을 안게 되었습니다. 앉아 있는 시간은 길어졌고, 같은 자세를 유지하는 시간도 늘어났습니다. 1988년 한국의 연간 근로시간은 2,934시간에 달했습니다. 세계적으로도 긴 노동시간이 일상이던 시절, 사무직 노동자들은 장시간 같은 자세로 모니터 앞에 앉아 있었습니다.
"초기의 사무실 의자는 인체공학이나 장시간 착좌를 고려한 전문 제품이라기보다, 책상 앞에서 문서 업무를 보기 위한 기본적인 좌석에 가까웠습니다.”
-시디즈 제품개발팀, 류태희
-시디즈 제품개발팀, 류태희
보르네오가구의 목재 사무용 가구 출시 광고
한편, 보루네오가구와 동서가구가 사무 가구 시장에 진출하며, 사무용 의자의 소재에도 변화가 찾아왔습니다. 좀 더 고급스럽고 감성적인 목재 가구로 꾸민 사무실이 유행했던 것이죠.
경쟁자가 늘며, 사무용 가구 업체들은 새로운 언어를 꺼내들기 시작했습니다. 보루네오가구는 “인재 제일주의! 능률 제일주의!”를, 동서가구의 도피아(DOFIA) 브랜드는 “8시간 근무가 쾌적하기만 합니다”를 광고 카피로 내세웠습니다. 그러나 ‘쾌적한 8시간’이라는 말 속에는 오히려 녹록하지 않았던 당시 사무 환경에 대한 시대적 욕망이 담겨 있었습니다. 소재가 어떻게 변하든, '일하는 사람의 건강과 퍼포먼스를 지원하는 의자'가 등장하기까지 아직 시간이 필요했습니다.
한편, 보루네오가구와 동서가구가 사무 가구 시장에 진출하며, 사무용 의자의 소재에도 변화가 찾아왔습니다. 좀 더 고급스럽고 감성적인 목재 가구로 꾸민 사무실이 유행했던 것이죠.
경쟁자가 늘며, 사무용 가구 업체들은 새로운 언어를 꺼내들기 시작했습니다. 보루네오가구는 “인재 제일주의! 능률 제일주의!”를, 동서가구의 도피아(DOFIA) 브랜드는 “8시간 근무가 쾌적하기만 합니다”를 광고 카피로 내세웠습니다. 그러나 ‘쾌적한 8시간’이라는 말 속에는 오히려 녹록하지 않았던 당시 사무 환경에 대한 시대적 욕망이 담겨 있었습니다. 소재가 어떻게 변하든, '일하는 사람의 건강과 퍼포먼스를 지원하는 의자'가 등장하기까지 아직 시간이 필요했습니다.
ㅣ인간공학적 의자의 시작
80년대 후반 한국에 '인간공학 의자'라는 개념을 알린 듀오백
인체공학, 혹은 인간공학이라는 학문이 한국 사무 가구 시장에 본격적으로 영향을 미치기 시작한 것은 1980년대 중반 이후의 일입니다. 1980년 시행된 국민표준체위조사는 한국인의 체형 데이터를 처음으로 체계화했고, 가구 설계에 ‘사람의 몸’이라는 변수가 들어올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습니다. 그리고 1987년, 해정산업, 현 듀오백이 듀얼 등판 구조의 인체공학 의자를 선보이면서 한국 소비자들에게 ‘몸에 맞는 의자’라는 개념을 각인시켰습니다.
인체공학, 혹은 인간공학이라는 학문이 한국 사무 가구 시장에 본격적으로 영향을 미치기 시작한 것은 1980년대 중반 이후의 일입니다. 1980년 시행된 국민표준체위조사는 한국인의 체형 데이터를 처음으로 체계화했고, 가구 설계에 ‘사람의 몸’이라는 변수가 들어올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습니다. 그리고 1987년, 해정산업, 현 듀오백이 듀얼 등판 구조의 인체공학 의자를 선보이면서 한국 소비자들에게 ‘몸에 맞는 의자’라는 개념을 각인시켰습니다.
의자는 더 이상 직급의 상징에 머물지 않았습니다. 내 몸이 편한가, 불편한가를 물을 수 있는 물건이 되기 시작했습니다.
"의자는 일반 가구와 다른 특성을 갖고 있습니다. 책상이나 수납장처럼 고정된 제품이 아니라, 사람의 몸과 직접 맞닿고 사용자의 자세와 움직임에 반응하는 제품입니다.”
- 시디즈 제품개발팀, 류태희
- 시디즈 제품개발팀, 류태희
2000년대 퍼시스의 오피스 가구
1990년대 한국 기업의 사무실은 빠르게 현대화되었습니다. 그리고 1997년, IMF 외환위기를 지나며 사무실의 풍경도 또 한번 바뀝니다. 신규 가구 구매가 줄고, 사무실은 축소되고, 남아 있는 사람들은 더 오래 앉아 일해야 했습니다. 이 시기에 이미 있는 의자의 가치가 새롭게 인식되기도 했습니다. 내구성이 검증된 브랜드 의자들이 중고 시장에서 거래되었고, “저 회사는 퍼시스 쓴다더라”는 식의 평판이 근무 환경의 지표처럼 통용되기도 했습니다.
1990년대 한국 기업의 사무실은 빠르게 현대화되었습니다. 그리고 1997년, IMF 외환위기를 지나며 사무실의 풍경도 또 한번 바뀝니다. 신규 가구 구매가 줄고, 사무실은 축소되고, 남아 있는 사람들은 더 오래 앉아 일해야 했습니다. 이 시기에 이미 있는 의자의 가치가 새롭게 인식되기도 했습니다. 내구성이 검증된 브랜드 의자들이 중고 시장에서 거래되었고, “저 회사는 퍼시스 쓴다더라”는 식의 평판이 근무 환경의 지표처럼 통용되기도 했습니다.
2000년대에는 메쉬 소재가 확산되며 의자의 물성 자체가 달라졌습니다. 무겁고 권위적인 가죽 의자 대신, 가볍고 통기성이 좋은 메쉬 의자가 사무실에 들어오기 시작했습니다. 2010년대 공유오피스의 확산은 또 다른 변화를 가져왔습니다. 직장인들은 자기가 직접 고르지 않은 다양한 의자에 앉아보는 경험을 하게 되었습니다. 특정 공간에서 우연히 앉아본 의자가 편해서 브랜드를 검색하고, 나중에 자기 돈으로 같은 의자를 사는 구매 경로도 만들어졌습니다.
"인간공학을 중시하기 시작했다는 것, 이 변화는 사무용 의자의 설계 기준이 가구 중심에서 사람 중심으로 이동했다는 의미가 있습니다. 의자를 사무용 가구의 일부로만 보는 것이 아니라, 사람의 몸과 업무 방식을 함께 고려해야 하는 전문 제품으로 보기 시작한 것입니다."
-시디즈 제품개발팀, 류태희
2020년, 코로나는 모든 것을 한번 더 뒤집었습니다. 100대 기업의 91.5%가 재택근무를 시행했고, 2020년 3분기 가구 소매 판매액은 전년 동기 대비 22.6% 증가한 2조 6,000억 원을 기록했습니다. 집이 사무실이 된 사람들은 식탁 의자에 앉아 일하다 허리가 아파서, 처음으로 ‘사무용 의자’를 검색했습니다. 회사가 지급한 의자에 앉던 사람들이 자기 돈을 들여 의자를 고르는 소비자가 된 것입니다.
직급의 상징에서 취향이 깃든 생활 장비까지, 사무용 의자의 개념이 바뀌어온 단계에는 그 시대의 사무실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사무실을 바꾼 의자가 있었습니다.
Korean Office Chair Hostory
ㅣ일이 바뀌고 사무실이 달라지다
이야기는 우리의 시대로 넘어옵니다. 서울의 한 공유 오피스, 20대 후반의 스타트업 개발자가 노트북을 펼치고 있습니다. 오늘은 창가 좌석으로, 내일은 라운지로, 공간을 옮겨 다니며 일합니다. 유일하게 고정된 것이 있다면 의자인데, 그마저도 회사가 정해준 것이 아니라 그 자리에 놓여 있던 것입니다. 그는 우연히 앉아본 의자가 편해서 브랜드를 검색했고, 이직한 후 자기 돈으로 같은 의자를 샀습니다.
1980년대의 사무실과 이 풍경 사이 가장 큰 변화는, 의자를 고르는 주체가 바뀌었다는 것입니다. 과거에는 회사의 구매 담당자가 가격과 납기를 기준으로 수백 개의 의자를 일괄 구매했습니다. 지금은 개인이 자기 체형, 자기 방, 자기 책상 높이, 심지어 인테리어 취향까지 고려해 한 대의 의자를 고릅니다. 2024년 기준 한국 사무용 가구 시장 규모는 약 13억 달러. 이 시장의 성장을 이끄는 동력 중 하나가 바로 개인 소비자의 유입입니다.
“과거에는 20만 원을 넘는 의자도 고급 제품으로 받아들여지던 시기가 있었습니다. 지금은 100만 원 이상의 하이엔드 사무용 의자도 하나의 시장을 형성하고 있습니다. 그만큼 소비자의 구매력과 눈높이가 달라졌습니다.”
- 시디즈 제품개발팀, 류태희
- 시디즈 제품개발팀, 류태희
경쟁의 축도 달라졌습니다. 10년 전만 해도 사무용 의자 시장에서 중요한 것은 비교적 분명했습니다. 인체공학적 기능이 잘 들어가 있는가, 그것을 합리적인 가격에 제공할 수 있는가. 지금은 그것만으로 의자가 선택되지는 않습니다. 실제로 앉았을 때의 착좌감, 레버를 당길 때의 조작 감각, 소재와 컬러가 주는 인상 등 기능 바깥의 영역이 구매를 결정하는 경우가 늘었습니다. 20만 원대가 ‘좋은 의자’이던 시장에서, 100만 원 이상의 하이엔드 사무용 의자가 자기만의 카테고리를 형성하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앉는 행위 자체에 대한 이해도 바뀌었습니다. 오랫동안 ‘좋은 의자’란 바른 자세를 오래 유지하도록 돕는 의자였습니다. 하지만 장시간 좌식에 대한 연구가 쌓이면서, 아무리 이상적인 자세라도 오래 고정되면 특정 부위에 하중이 집중될 수 있다는 사실이 알려졌습니다. 좋은 의자의 역할은 ‘자세를 잡아주는 것’에서 ‘자세를 바꿀 수 있도록 돕는 것’으로 조금씩 재정의되고 있습니다. 틸트 메커니즘도 이제 단순히 ‘뒤로 기대는 기능’만으로 설명되지는 않습니다. 경직된 자세에서 벗어나 다시 움직일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주는 장치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이 모든 변화가 가리키는 것은 하나입니다. 과거에 잘 팔렸던 의자가 지금도 같은 방식으로 선택되리라는 보장은 없다는 것. 기준 자체가 달라졌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그 달라진 기준 앞에, 20년간 한국 사무용 의자의 기준이 되어온 의자가 서 있었습니다.
ㅣT50 리뉴얼, 20년의 시간을 바라보는 일
2007년, 시디즈라는 브랜드가 세상에 나왔을 때 가장 먼저 필요했던 것은 이 브랜드가 무엇인지를 보여주는 의자 한 대였습니다. 퍼시스 그룹 안에서 C-TEM, 일룸을 거치며 축적해온 의자 전문 역량. 그것을 하나의 제품에 응축해야 했습니다. T50은 그렇게 태어났습니다.
블랙 프레임과 가죽이 의자의 기본값처럼 여겨지던 시장에 메쉬 등판과 화이트 프레임, 그리고 인체공학적인 형상의 조합으로 나타난 T50은, 완전히 다르고 새로운 사무용 의자였습니다. 그리고 그 첫인상은 시장에서 분명한 반응을 얻었습니다. 기업 납품으로 수많은 사무실에 깔리기 시작한 T50은, ‘회사에서 앉던 그 의자’를 집에서도 쓰고 싶어 하는 직장인들을 만들며 B2C 시장으로 번져나갔습니다. 전 세계 약 70개국, 300만 대 이상이 팔렸지요.
오래 사랑받았다는 건 오래 쓰였다는 뜻이고, 오래 쓰이는 제품에는 시간이 쌓입니다. 럼버서포트의 압박감이 체형에 따라 과하게 느껴진다는 목소리, 헤드레스트가 뒷목을 받치는 대신 뒤통수를 미는 것 같다는 피드백, 팔걸이를 최대로 올려도 여전히 낮다는 지적. 하나하나는 작은 불편이지만, 20년치로 쌓이면 무시할 수 없는 무게가 됩니다.
오래 사랑받았다는 건 오래 쓰였다는 뜻이고, 오래 쓰이는 제품에는 시간이 쌓입니다. 럼버서포트의 압박감이 체형에 따라 과하게 느껴진다는 목소리, 헤드레스트가 뒷목을 받치는 대신 뒤통수를 미는 것 같다는 피드백, 팔걸이를 최대로 올려도 여전히 낮다는 지적. 하나하나는 작은 불편이지만, 20년치로 쌓이면 무시할 수 없는 무게가 됩니다.
“여전히 T50으로 느껴지는 제품. 더 완성도 높은 T50으로 다시 태어나는 것이 목표였습니다.”
- T50 개발 담당자
- T50 개발 담당자
변화는 기존에 쌓인 사용자의 피드백에서 출발했습니다. T50 2세대 개발에서 가장 오래, 가장 많은 에너지가 들어간 곳은 럼버서포트였습니다. 기존 T50의 럼버서포트는 허리를 분명하게 받쳐주는 것이 장점이었지만, 그 '분명함'이 체형에 따라 전혀 다른 감각으로 작동했습니다. 누군가에게는 든든한 지지, 누군가에게는 등을 밀어내는 압박. 같은 구조가 사람마다 정반대의 반응을 만들어내는 파트. 개발팀은 패드 중앙부를 오목하게 파내는 구조로 전환한 뒤, 3D 프린터로 수십 회 이상 시제품을 뽑으며 형상을 조율했습니다. 한 번 출력하고, 앉아보고, 깎고, 다시 출력하는 과정의 반복. 밀리미터 단위의 차이가 체감을 바꾸는 영역이었습니다.
럼버서포트만 고쳐서 되는 일은 아니었습니다. 헤드레스트는 메쉬로 소재를 바꾸고 지지면을 넓히면서 착좌감을 개선했고, 팔걸이는 기본 높이를 25mm 상향하는 동시에 4D 구조를 적용해 조절 범위를 넓혔습니다. 메쉬 좌판과 패브릭 좌판을 상호 호환 가능하게 해서, 사용중에도 계절이나 취향에 따라 좌판을 변경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하나하나 떼어 보면 개별 파트의 개선이지만, 관통하는 기준은 같았습니다. 사무실에서만 쓰이던 의자가 집으로, 다양한 체형의 개인에게로 넘어온 시대. 그 변화가 요구하는 것들을 T50이라는 틀 안에서 풀어내는 일이었습니다.
“좋은 사무용 의자는 장시간 착석을 정당화하는 제품이 아니라, 사용자가 더 자주, 더 자연스럽게 움직일 수 있도록 돕는 제품이어야 합니다.”
- 시디즈 제품개발팀, 류태희
- 시디즈 제품개발팀, 류태희
개발 과정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을 묻자, 담당자는 하나의 장면을 꼽았습니다. 기존 T50에 앉아 일하던 사람이 2세대 목업을 체험한 뒤, 다시 자기 의자로 돌아간 순간의 반응.
“이렇게 불편했었나?”
불편함은 비교 대상이 생겼을 때 비로소 선명해집니다. 18년간 기준이 되어온 의자가 다시 만들어졌다는 것. 그것은 제품 하나가 바뀌었다는 뜻을 넘어, 기준 자체가 달라졌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ㅣ의자가 말하는 것
사무용 의자의 역사를 따라오다 보면 결국 하나의 질문에 닿게 됩니다.
"일하는 사람을 어떻게 바라보고 대할 것인가."
1960년대, 의자는 자리를 배정하는 도구였고, 80년대에 이르러 시스템의 부품이 되었습니다. 1990년대부터는 본격적으로 사람의 몸을 말하기 시작했고, 2000년대 이후로 개인의 감각과 취향까지 응답하는 물건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T50의 20년은 그 전환을 압축하고 있는 시간입니다. 2007년에 시디즈의 얼굴이 되었던 의자가 2026년에 다시 만들어진 이유는, 의자가 부족해서가 아닙니다. 의자 위에 앉는 사람들이 달라졌기 때문입니다. 더 오래, 더 다양한 장소에서, 더 높은 기대를 가지고 앉는 사람들. T50 2세대는 그 변화에 대한 시디즈의 대답이고, 동시에 한국 사무용 의자가 걸어온 길의 현재 좌표이기도 합니다.
내일도 우리는 의자에 앉겠지요. 사무용 의자의 긴 역사를 통과하여 다다른 내일의 의자, 이제 조금 다르게 느껴지지 않을까요?
🪑사용자의 질문에서 시작하는
앉음의 탐구 SITTING LAB
시팅랩은 앉음의 의미와 방법을 모색하는
시디즈의 콘텐츠 시리즈입니다.
사용자의 경험과 질문에서 시작해
인간공학 디자이너의 경험과 관점,
의자 메커니즘에 대한 작은 백과사전,
의자와 쉼에 대한 전문가 에세이까지
의자와 앉음의 세계를 깊이 탐구해갑니다.
Advisor 시디즈 의자연구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