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수선가 재영이 책을 수선하며 배운 삶의 태도

책 수선가 재영이 책을 수선하며 배운 삶의 태도

앉아야 일어나는 오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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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ith T50 AIR
책 수선가 재영이 책을 수선하며 배운 삶의 태도

"차분히 책을 관찰하며 누군가의 마음에 귀 기울이는 방법을 배웠어요"

개인의 감정과 추억을 보관하는 책을 수선하며 배운 삶의 태도
책수선가 재영
어린 시절 추억을 함께 했던 동화책,
힘들 때마다 위로가 되어준 책, 소중한 사람에게 선물 받은 책 등
저마다 애정이 담긴 책 하나쯤은 가지고 있죠.
이처럼 책은 우리에게 추억과 사연이 담겨 물성 그 이상의 의미를 줍니다.

이토록 소중한 책이기에 찢어지고 망가져도 오랜 시간을 함께 하고 싶은 마음,
그 마음을 헤아려 '수선'이라는 기술을 더해 책을 재탄생시키는 책 수선가 재영이 ‘앉아서 만들어낸 가치’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보았습니다.

| 재영 책 수선, 그 시작

안녕하세요. 저는 ‘재영 책 수선’을 운영하고 있는 책 수선가, 재영입니다. 망가지거나 오래된 책과 종이들을 수선, 복원하고 안전하게 보관할 수 있는 방향을 제시하는 일을 해요.
한국에서는 대학교 때 순수미술학과를 전공했지만 미국에서 대학원을 가게 되면서 세부 전공을 북아트와 페이퍼메이킹으로 바꾸게 되었는데요. 그동안 해보지 못한 분야라 전공 관련해서 기본적인 기술들이 부족한 상태였습니다. 책 수선 관련 기술을 단기간에 빨리 익히기 위해서 학교 도서관 내 책, 지류 보존 연구실에서 책 수선가로 일을 하기 시작했어요. 다양하게 파손된 형태와 오래된 종이들을 다루는 방법들에 매료되어 계속해서 일을 하게 됐고, 지금까지 책 수선을 하고 있죠.

| 앉아서 시작하는 책 수선

책 수선 의뢰가 들어오면 일단 의자에 앉아 책의 첫 장부터 마지막 장까지 꼼꼼히 들여다봐요. 아무리 백과사전처럼 페이지 수가 많은 책이라도 말이죠. 저는 이 단계가 책 수선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과정이라 생각합니다. 그렇게 책 구석구석을 들여다보고 파손된 부분을 관찰하다 보면 어떻게 고쳐야 하는지는 그 흔적들이 이미 모두 말해주고 있기 때문에 저는 그대로 진행할 뿐입니다.
세밀하고 높은 집중력을 필요로 할 땐 주로 앉아서 작업하고 힘이 필요한 과정을 할 땐 서서 일을 하는 편입니다. 책 표지의 망가진 그림이나 글씨 복원, 색채 복원 같은 일을 할 때는 아주 집중을 해야 해서 꼼짝없이 의자에 앉아 일하기도 해요. 예를 들면, 그림 혹은 글자의 색채를 복원하거나 조각난 종이들의 위치를 정교하게 맞추는 일이죠.

| 책 수선은 '대화'로부터

의자에 앉아 책 수선만 하진 않아요. 앉아서 의뢰자분들과 대화를 나누며 그 책에 담긴 추억과 감정을 충분히 나누는 것도 책 수선의 중요한 과정입니다. 그 책에 얽힌 감정과 사연을 들으면 저의 상상력은 거기서부터 시작됩니다. 그래서 의뢰자 분께 질문도 많이 던지고, 많은 대화를 나눠요.
책이 그 내용과는 상관없이 이렇게나 다양한 사람들의 개인적인 감정과 추억을 담고, 그게 또 다른 사람에게 전달될 수 있고, 종이에 적힌 활자를 넘어서서 그 책에 얽힌 추상적인 사람의 여러 감정들을 아주 오랜 시간 동안 담아 보관할 수 있는 물건이라는 것을 재영 책 수선을 열고부터 새롭게 깨달았습니다.

| 의뢰자의 마음에 귀 기울이는 것

작업실에 앉아 수많은 책들을 마주하고 그 책에 얽힌 사연들과 감정들을 보고 듣고, 그것들을 수선할 책에다 녹여내면서 저 스스로 많이 변한 부분이 있어요. 앉아서 차분히 의뢰자들의 이야기를 듣고 책을 관찰하면서 누군가의 마음에 귀를 기울이는 방법을 배웠습니다. 이것이 나 혼자 터득하거나 배운 게 아닌 타인과 책을 통해, 다른 존재들에 의해 변하게 된 점이라는 것이 무척 마음에 들어요.
그래서 책 수선은 여러 감정에 대한 이해와 탄탄한 기술력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언제나 타인에 대한 깊은 이해와 제 능력에 대한 스스로의 믿음을 늘 명심하려고 합니다. 그게 저의 노하우이기도 해요.

| 책 수선, 편하게 발걸음 하는 곳으로

책 수선이 ‘옷 수선’, ‘구두 수선’처럼 사람들의 일상에 자연스럽고 쉽고 당연한 일이 되었으면 합니다. 책에 특별한 사연이 없어도 괜찮습니다. 오래된 책이 아니어도 좋습니다. 망가진 부분이 아주 사소해도 괜찮습니다. 그저 책이 망가졌을 때, 책을 아끼고 싶을 때 사람들의 머릿속에 한번쯤은 ‘책 수선’이 떠올랐으면 좋겠네요.
재영 책 수선가의 [앉아야 일어나는 오늘]은 ‘앉아서 수많은 망가진 책을 마주하며 타인의 감정을 배우게 된 삶의 태도 그 자체’인데요.
‘태도’란, 어떤 일이나 상황을 대하는 마음가짐 또는 드러난 자세를 뜻하죠. 재영을 가장 재영답게 만든 것이 바로 ‘앉아서 만든 마음가짐’이 아닐까요. 여러분은 오늘 어떤 ‘앉음 가짐’으로 의자에 앉아 하루를 시작하셨나요? 😊
재영 책 수선가의 [앉아야 일어나는 오늘] 인터뷰를 통해 지금 여러분이 있는 자리에서 오늘 더 발전하는 계기가 되었길 바라겠습니다.
잠깐만요! 마지막에 귀여운 서프라이즈 선물 컷이 등장하니 놓치지 마세요. 🐶
오랜 시간 앉아서 작업하는
재영 책 수선가를 위해
더운 여름에도 쾌적하게 작업에 몰두할 수 있는
풀메쉬 소재 T50 AIR로 전달드렸는데요.
그 생생한 소감을 들어봤습니다.
🪑 재영 책 수선가 PICK!
T50 AIR
저는 작업을 할 때 집중을 하기 위해서라도
적절한 의자가 필요하지만
그만큼 오랫동안 서서도 일하기 때문에
쉬려고 앉았을 때 편해야 하는 것도
매우 중요해요.
시디즈 T50 AIR는 그 두 가지 상황을
모두 잘 충족시켜 주고 있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