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재는 단지 기능적인 것이 아니다. 그것은 감정적이다."
-로난 &에르완 부흘렉
의자 소재의 5가지 유형
Wood 단단하고 따뜻한 감촉
전통적·상징적 공간에 적합
Fabric 가장 따뜻하고 인간적인 소재
통기성과 신축성의 균형
Leather 견고하고 안정적인 촉감
내구성·신뢰감·고급스러움
Foam 포근하고 탄성 있는 지지
안락감·심리적 회복·피로 완화
Mesh 통기성·개방감·자유감
현대 사무 환경의 표준
ㅣ의자의 첫인상, 착좌감
의자를 선택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단 3초입니다. 앉는 순간, 몸은 이미 답을 알고 있죠. 푹신한 가죽 소파, 홈오피스에 둘 사무용 의자, 혹은 가족들과 매일 마주앉을 식탁 의자. 종류와 목적이 무엇이든, 의자에 수없이 몸을 던지다 보면 결정의 순간이 찾아옵니다. "그래, 내가 찾던 건 바로 이 의자야."
그 확신의 정체가 무엇인지 우리는 깊이 생각하지 않습니다. 의자가 편안하다거나 푹신하다, 안정적이라는 식의 감각적 묘사로 선택의 이유를 설명할 뿐이지요. 그러나 그 한 마디야말로 의자와 우리가 맺는 관계의 통합적 표현입니다. 틸트의 탄성부터 팔걸이의 기동성까지, 우리 기분에 관여하는 수많은 요소들 중 가장 즉각적이고 결정적인 건 '소재'입니다.
의자에 앉는다는 건 단순히 '몸을 지탱한다'는 행위가 아니라, 나와 사물, 공간이 맞닿는 감각의 순간입니다. 하루 일과를 떠올려 보세요. 패브릭 좌판이 달린 나무 식탁 의자에 앉아 커피를 마신 후, 탄탄한 메쉬 소재의 사무실 의자에 몸을 맡긴 채 하루의 대부분을 보냅니다. 저녁엔 가죽 소파에 깊이 파묻혀 드라마를 보거나, 패딩형 등판이 달린 게임 의자에 앉아 온라인 세계를 탐험합니다. 매 상황마다 우리가 느끼는 안정감, 대상에의 몰입, 때로는 자존감까지도 '앉음의 느낌'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습니다.
환경심리학자 샐리 어거스틴은 "가구의 물리적 감각은 인간의 심리 상태를 조율하는 핵심 환경 요인"이라고 강조했지요. 우리 몸이 의자에 닿는 순간, 소재는 우리의 감각 기관에 말을 걸기 시작합니다. 우리는 그것을 간단하게 '착좌감'이라 부릅니다.
"내가 의자에 앉았을 때 편안함을 느끼는 상태가 좋은 착좌감이라고 생각해요. 인체가 자연스러운 자세를 유지하며, 장시간 착석에도 피로감이 적고, 안정감을 느끼는 상태입니다. 요약하자면 '탄탄하게 받쳐주면서 부드럽게 감싸주는 느낌'이라고 표현할 수 있겠네요."
-이종우, 시디즈 시팅마스터
-이종우, 시디즈 시팅마스터
ㅣ왜 소재가 결정적인가
의자에서 우리 몸이 가장 먼저 만나는 것은 소재입니다. 첫 접촉의 순간, 우리 몸은 이미 판단을 시작합니다.
인간의 피부에는 1제곱센티미터당 약 100~200개의 촉각 수용체가 분포해 있습니다. 의자에 앉자마자 엉덩이와 허벅지, 등과 팔에 퍼진 수천 개의 센서가 동시에 작동하죠. 온도, 질감, 탄성, 습도. 이 모든 정보가 0.1초 안에 뇌로 전달되고, 우리는 '편안하다' 혹은 '불편하다'는 직관적 판단을 내립니다. MIT 촉각 연구소의 린다 호프만 박사는 이렇게 설명했어요. "촉각은 가장 빠른 감각 중 하나입니다. 시각이나 청각보다 먼저 우리의 감정 상태에 영향을 미치죠." 금속 의자에 앉았을 때 느끼는 긴장감, 부드러운 패브릭에 몸을 기댔을 때의 이완감. 이건 단순한 물리적 반응이 아니라 뇌의 변연계, 특히 편도체가 촉각 정보를 감정으로 해석한 결과입니다.
더 흥미로운 건 소재가 우리의 생리적 상태까지 바꾼다는 사실입니다. 2018년 스웨덴 카롤린스카 연구소의 실험에서, 피실험자들에게 나무, 금속, 패브릭 표면을 만지게 한 후 심박 변이도를 측정했어요. 결과는 놀라웠습니다. 따뜻하고 부드러운 소재는 부교감신경을 활성화시켜 심박수를 안정시켰고, 차갑고 단단한 소재는 교감신경을 자극해 각성 상태를 유지시켰죠. 재료의 열전도율은 심리적 반응에 영향을 줍니다. 금속은 열전도율이 높아 차갑게 느껴지고, 나무는 비교적 따뜻하며, 플라스틱은 그 중간이에요. 흥미롭게도, 사람들은 차가운 표면에 앉을 때 '거리감'과 '공식성'을 느낀다고 보고했어요. 반면 따뜻한 소재는 '친밀감'과 '편안함'을 유도합니다. 우리 뇌는 온도를 감정과 연결시킵니다.
"의자 소재를 결정할 때 가장 먼저 생각하는 건 '이 의자를 누가, 어떤 공간에서 사용할까'입니다. 사용자와 공간을 이해하는 것이 출발점이에요. 같은 의자라도 누가, 어디서, 어떤 감정으로 앉는가에 따라 소재의 쓰임은 달라집니다."
-최재원, 시디즈 의자 디자이너
-최재원, 시디즈 의자 디자이너
2009년, 스위스 ETH 취리히 대학의 연구팀은 흥미로운 실험을 진행했어요. 사무용 의자에 압력 센서를 부착하고, 사용자들의 자세 변화 패턴을 분석한 거죠. 놀라운 발견이 있었습니다. 스트레스를 받는 사람들은 자세를 더 자주 바꿨고, 의자에 가하는 압력 패턴의 변동성이 증가했어요. 2021년 또 다른 연구는 자세와 불편함의 관계를 밝혔습니다. "큰 자세 변화가 불편함의 좋은 지표"라는 결론이 나왔죠. 사람들은 본능적으로 불편함을 해소하기 위해 자세를 바꿉니다. 즉, 적절한 지지를 제공하지 못하면 몸은 끊임없이 '편안한 자세'를 찾아 움직이고, 이것은 집중력 저하와 피로로 이어집니다.
이게 바로 소재가 중요한 이유입니다. 소재는 단지 의자를 감싸는 표면이 아니라, 우리 몸과 끊임없이 대화하는 인터페이스예요. 8시간 동안 사무용 의자에 앉아 있다면, 그건 8시간 동안 특정 소재와 지속적으로 접촉한다는 의미입니다. 메쉬가 주는 시원한 통기성, 가죽이 전하는 묵직한 안정감, 패브릭의 포근한 감싸임. 이 모든 감각이 누적되어 우리의 집중력, 피로도, 심지어 기분에까지 영향을 미칩니다.
결국 좋은 의자는 이 대화가 편안하고 자연스럽게 이어지도록 설계된 의자입니다.
ㅣ착좌감의 설계
체압분포: 설계의 기본
의자 설계팀은 체압분포 테스트를 진행합니다. 사람이 앉았을 때 좌판이 엉덩이와 허벅지에 어떤 압력을 주는지 수치로 확인하는 과정이죠. 처음 착석했을 때의 압력뿐 아니라 일정 시간 간격으로 압력이 어떻게 변하는지 기록하며, 시간이 지날수록 자세가 무너지는지, 특정 부위에 압력이 집중되는지 상세하게 추적합니다.
압력을 낮추기 위해서는 좌판과 엉덩이의 접촉 면적이 최대한 넓어야 됩니다. 압력은 넓이에 반비례하기 때문이에요. 면적을 확장하기 위해 사용하는 소재가 바로 폭신한 스폰지와 해먹처럼 늘어지는 메쉬입니다. 좌판의 스폰지를 보울 형태로 디자인하여 보완해 주기도 하죠.
압력을 낮추기 위해서는 좌판과 엉덩이의 접촉 면적이 최대한 넓어야 됩니다. 압력은 넓이에 반비례하기 때문이에요. 면적을 확장하기 위해 사용하는 소재가 바로 폭신한 스폰지와 해먹처럼 늘어지는 메쉬입니다. 좌판의 스폰지를 보울 형태로 디자인하여 보완해 주기도 하죠.
폼 vs 메쉬: 설계의 디테일
2022년, UC 버클리 인간공학 연구소는 흥미로운 실험을 진행했습니다. 3시간 동안 사무 작업을 하면서, 피실험자들은 고밀도 폼 의자와 프리미엄 메쉬 의자를 번갈아 사용했어요. 결과는 예상을 벗어났습니다. "통증, 불편함, 피로, 작업 퍼포먼스 모두에서 두 소재 간 유의미한 차이가 없었습니다." 워털루 대학의 생체역학자 스튜어트 맥길 박사는 이렇게 설명했어요. “앉아 있는 동안 몸이 받는 압박은 한 부위에만 머무르면 안 됩니다. 조금씩 위치를 바꾸며 움직여야 근육과 디스크가 번갈아 부담을 나눌 수 있죠. 그런데 의자가 지나치게 푹신하면 겉으로는 편안해 보여도 체중이 몇 군데에만 깊게 파고들어, 오히려 그 부위에 더 큰 압력이 걸릴 수 있습니다.”
이 연구들이 알려주는 진실은 명확합니다. ‘중요한 건 소재 자체가 아니라 '어떻게 설계되었느냐'입니다. 하지만 동시에, 같은 설계라도 소재가 주는 심리적 효과는 다릅니다. 폼은 '포옹받는' 느낌을, 메쉬는 '개방된' 느낌을 선사하니까요.
"난연성, 일광견뢰도, 마찰견뢰도 등 수많은 테스트를 거치며 감각이 공학적으로도 증명될 수 있도록 확인합니다. '좋은 질감'은 '좋은 기능' 위에서만 오래 지속될 수 있으니까요. 결국 좋은 소재란 디자인, 공학, 감성 사이에서 균형을 이룬 결과물입니다."
- 최재원, 시디즈 의자 디자이너
Material Innovation Timeline
ㅣ5가지 소재, 5가지 경험
의자 소재는 각각 고유한 물리적, 감각적 특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같은 디자인의 의자라도 소재가 바뀌면 완전히 다른 경험이 되는 이유를 살펴봅니다.
Wood | 따뜻함과 권위의 이중주
나무는 낮은 열전도율 때문에 피부의 열을 빠르게 빼앗지 않습니다. 연구에 따르면 사람들은 나무 표면을 만질 때 부드러운 천을 만질 때와 유사한 수준의 편안함을 느낀다고 해요. 자연에서 온 소재이기에 본능적 친밀감을 주는 거죠. 하지만 흥미로운 건 나무의 이중성입니다. 딱딱한 나무 의자는 긴장 상태를 유지시켜 집중과 권위를 연상시켜요. 전통적인 회의실이나 임원실에 나무 의자가 많은 이유입니다. 부드러운 촉감은 편안함을, 견고한 구조는 신뢰를 전달하는 소재. 나무는 친밀함과 거리감을 동시에 조율할 수 있는 유일한 소재입니다.
Plastic | 색채가 부르는 감정
폴리프로필렌과 폴리카보네이트는 높은 탄성 복원력을 가진 소재입니다. 외력이 제거되면 빠르게 원래 형태로 돌아오죠. 이 특성은 '액티브 시팅'을 가능하게 합니다. 몸의 미세한 움직임을 허용하며, 의자가 함께 반응해요.플라스틱의 또 다른 힘은 색채에 있습니다. 판톤 체어의 선명한 색상이 1960년대에 폭발적 인기를 끈 건 전후 침울했던 분위기에 '놀이'와 '자유'의 감정을 불러일으켰기 때문입니다. 카페나 공유 오피스에서 컬러풀한 플라스틱 의자가 많은 건 개방적 분위기를 만들고 사회적 상호작용을 촉진하기 위해서예요.
Foam | 포옹받는 느낌
폼의 핵심은 '점진적 지지'입니다. 처음에는 부드럽게 받아들이되, 깊이 앉았을 때는 단단하게 지지하는 구조. 이 감각은 마치 포옹받는 것과 유사해요. 국제 디자인 저널의 2019년 연구에 따르면 부드러운 촉감의 소재는 심리적 편안함과 안정감을 43% 증가시킨다고 합니다.
뇌는 부드러운 질감을 '안전'과 '양육'과 연결시키며, 이 소재가 피부에 닿을 때 옥시토신을 분비하고 코르티솔을 감소시켜요. 폼은 몸을 포근하게 감싸며 심리적 안정감을 줍니다. 체형에 맞춰 변형되는 소재는 '나를 위한 공간'이라는 느낌을 강화하죠. 휴식과 회복이 필요한 공간에 폼 소재가 적합한 이유입니다.
"좋은 착좌감을 주기 위해서 스폰지는 처음에 앉았을 때는 부드럽게 엉덩이를 받쳐줄 수 있게 말랑말랑해야 되고, 어느 정도 내려가면 단단하게 지지해야 합니다. 이를 SAG Factor(압축률)라고 하는데, 이 수치가 클수록 정적 안락감을 높여줄 수 있습니다. 이를 위해 윗부분은 무르고 아랫부분은 단단한 이경도 스폰지를 사용하기도 합니다."
-이종우, 시디즈 시팅마스터
고급 의자의 폼은 보통 2~3겹 복합 구조를 사용합니다. 상층은 부드럽게 체압을 분산시키고, 중층은 하중을 지지하며, 하층은 진동과 충격을 흡수하죠. 이 층 구조 덕분에 착석 초기의 부드러움과 장시간 앉았을 때의 단단한 지지력을 동시에 얻을 수 있습니다.
Fabric | 숨 쉬는 제2의 피부
패브릭은 의자 소재 중 가장 '인간적'입니다. 부드러운 직물이 피부에 닿을 때 우리는 본능적으로 안정감을 느껴요. 메쉬처럼 투명하지 않지만, 그 불투명함이 오히려 '나만의 영역'이라는 소속감을 강화해요. 패브릭의 가장 큰 장점은 통기성과 신축성의 균형입니다. 폴리에스터 혼방 직물은 공기를 순환시키면서도 적당한 탄성으로 몸의 움직임을 흡수해요. 3D 입체 편직 기술이 적용된 현대 패브릭은 폼 쿠션과 일체화되어 '제2의 피부'처럼 작동합니다. 색채 심리학적으로도 패브릭은 강력합니다. 차분한 그레이 톤은 집중력을, 따뜻한 베이지는 안정감을, 선명한 블루는 창의성을 자극한다는 연구 결과가 있어요. 같은 의자라도 패브릭 색상이 바뀌면 앉는 사람의 기분이 달라지는 이유죠.
Mesh | 개방감의 심리학
메쉬의 공기투과율은 폼 대비 10배 이상 높습니다. 체온 상승과 습기 축적이 줄어들면서 '열성 피로'가 감소하죠. 여름철이나 장시간 집중이 필요한 환경에서 메쉬 의자를 선호하는 이유입니다.
메쉬의 혁신은 차등 장력입니다. 좌골처럼 하중을 견뎌야 하는 부위와 허벅지처럼 혈류가 중요한 부위가 다른 압력을 필요로 하는데, 메쉬는 이 문제를 해결했어요. 한 연구에서 메쉬 의자 사용자의 접촉 압력을 측정한 결과, 좌골 부위는 높은 압력을 유지하면서도 허벅지 부위는 낮은 압력을 보였습니다.
이러한 기능적 우수성을 넘어, 메쉬는 독특한 심리적 효과를 지닙니다. 한 공간 심리학 연구에서 같은 공간에 불투명한 폼 의자와 투명한 메쉬 의자를 배치했을 때, 사람들은 메쉬 의자가 있는 공간을 20% 더 넓다고 인식했어요. 시각적 무게감이 줄어들면서 개방감이 증가한 거죠. 오픈 오피스에서 불투명한 의자들이 줄지어 있으면 시각적 밀도가 높아져 압박감을 느끼게 되지만, 메쉬는 시선이 통과하면서 공간이 숨을 쉽니다. 메쉬는 물리적 쾌적함을 넘어 '열려 있다'는 심리적 신호를 보내는 소재입니다.
의자 소재 선택 가이드
의자를 선택할 때 "어떤 소재가 가장 좋나요?"라는 질문에는 정답이 없습니다. 중요한 건 상황과 공간, 목적에 맞는 소재를 찾는 것이죠.
하루 8시간 이상, 장시간 업무용 : 메쉬
통기성이 가장 중요합니다. 장시간 앉아 있으면 등과 엉덩이에 열과 습기가 축적되는데, 메쉬는 이를 효과적으로 해소합니다.
2-4시간, 집중 작업이나 회의용 : 패브릭, 폼
중간 정도 사용 시간에는 편안함과 집중력의 균형이 중요합니다. 패브릭은 적당한 쿠션감으로 집중을 돕고, 폼은 몸을 안정적으로 받쳐줍니다.
라운지 공간의 휴식용 의자 : 폼 + 패브릭, 가죽
휴식이 목적이므로 폼의 푹신한 감촉이 적합합니다. 인테리어 스타일에 따라 패브릭 색상이나 가죽 질감을 선택하세요.
카페와 공용 공간 : 플라스틱, 나무
내구성과 청소 용이성이 최우선. 컬러풀한 플라스틱은 활기찬 분위기를, 나무는 따뜻한 분위기를 만듭니다.
허리 통증이 있는 경우 : 고밀도 폼, 프리미엄 메쉬
허리 통증이 있는 경우 : 고밀도 폼, 프리미엄 메쉬
소재보다 중요한 건 체압 분산 설계입니다. 좌판이 너무 푹신하면 오히려 압력이 집중됩니다. '처음엔 부드럽게, 깊이 앉으면 단단하게'를 기억하세요.
ㅣ소재의 미래
의자 소재는 더 똑똑하고, 더 지속가능하며, 인간의 몸과 마음과 더 깊이 소통하는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습니다. 아래의 신소재들은 공상과학영화의 소품처럼 느껴질 수도 있지만, 차근차근 분명하게 다가오고 있는 의자의 미래입니다.
친환경 순환의 시대 최근에는 친환경성이 중요한 기준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전 세계적으로 지속 가능성에 대한 요구가 높아지면서, 일부 국가는 이미 제품의 탄소발자국 표시나 친환경 등급 인증을 필수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2021년, 허먼 밀러가 에어론 체어에 해양 플라스틱을 적용하면서 업계에 변화가 일었습니다. 연간 150톤의 플라스틱을 바다에서 건져 의자로 재탄생시키면서도, 성능은 버진 플라스틱과 동일했어요.
스마트 소재의 등장 2023년, MIT 미디어랩의 연구팀은 압전 센서가 내장된 폼 쿠션을 공개했습니다. 사용자가 앉으면 쿠션 내부의 수백 개 센서가 실시간으로 압력 분포를 감지하고, 마이크로 펌프가 공기주머니를 조절해 압력을 재분배했습니다. "움직이지 않아도 움직이는 의자"였습니다.
자가 치유 폴리머 2024년, 일본의 한 연구팀은 자가 치유 폴리우레탄을 개발했어요. 이 소재는 찢어지거나 긁혀도 24시간 안에 스스로 복원됩니다. 수년간 사용해도 쿠션의 탄성이 유지되고, 표면의 작은 손상은 스스로 회복합니다.
바이오 기반 소재 옥수수와 사탕수수에서 추출한 PLA, 버섯의 뿌리에서 배양한 균사체 폼. 석유를 대체하는 식물이 의자가 됩니다. 네덜란드의 Studio Ilio는 이미 100% PLA로 만든 의자를 상용화했고, 뉴욕의 Ecovative Design은 균사체 쿠션을 실험 중이에요.
위상 변화 물질 NASA에서 개발한 PCM(Phase Change Material)은 체온에 반응해 상태가 변합니다. 온도가 올라가면 열을 흡수하고, 내려가면 열을 방출하죠. 이 소재를 폼에 캡슐화하면, 겨울에는 따뜻하고 여름에는 시원하게 최적 온도가 자동으로 유지됩니다.
ㅣ재료의 기억, 몸의 기록
우리는 의자를 기억하지 않습니다. 적어도 의식적으로는요. 하지만 몸은 기억합니다. 대학 시절 도서관의 딱딱한 나무 의자, 첫 직장 사무실 메쉬 체어의 서늘한 통기성, 할머니 댁 거실 소파의 포근한 가죽 냄새. 이 모든 것들은 단순한 가구가 아니라, 우리 삶의 특정 시간과 감정을 담은 그릇입니다.
토네트가 증기로 나무를 구부렸을 때, 임스 부부가 플라스틱을 의자로 만들었을 때, 스텀프가 메쉬로 통기성을 실현했을 때. 그들이 했던 일은 단순히 새로운 재료를 발견한 게 아니었습니다. '앉는다'는 행위를 다시 상상한 거였어요. 그리고 지금, 우리는 또 다른 전환점에 서 있습니다. 자가 치유하는 폴리머, 체온을 조절하는 PCM, 자세를 감지하는 센서. 의자는 점점 더 우리를 이해하고, 반응하고, 돌보는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습니다.
지금 앉아 있는 의자를 한번 의식해보세요. 등에 닿은 소재의 질감, 엉덩이를 받치는 쿠션의 탄성, 팔걸이의 온도. 이 작은 감각들이 모여 지금 이 순간의 당신을 만들고 있습니다. 그 의자가 당신에게 무엇을 말하고 있나요?
🪑사용자의 질문에서 시작하는
앉음의 탐구 SITTING LAB
시팅랩은 앉음의 의미와 방법을 모색하는
시디즈의 콘텐츠 시리즈입니다.
사용자의 경험과 질문에서 시작해
디자인 심리학자의 경험과 관점,
의자 메커니즘에 대한 작은 백과사전,
의자의 또 다른 의미를 들여다보는 에세이까지
의자와 앉음의 세계를 깊이 탐구해갑니다.
Advisor 시디즈 의자연구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