찰스 L. 마우로 인터뷰 : 게이밍 체어는 왜 중요한가?

찰스 L. 마우로 인터뷰 : 게이밍 체어는 왜 중요한가?

찰스 L. 마우로 인터뷰 : 게이밍 체어는 왜 중요한가?

"게이밍 체어는 가구를 넘어선
퍼포먼스 장비입니다.”

게이밍 체어는 이제 낯선 풍경이 아닙니다.
프로 게이머의 경기 방송 화면에서
게임을 좋아하는 친구의 자취방에서
심지어 더 기능적인 의자를 찾는 오피스에서도
우리는 게이밍 체어의 독특한 실루엣을 만날 수 있지요.

그런데 게이밍 체어는 과연 무엇이 다를까요?
일과 공부, 게임은 모두 ‘앉아서 화면을 보는 일’인데
의자의 구조까지 달라야 하는 이유가 있을까요?

찰스 L. 마우로와 크리스 몰리는
세계적인 인간공학 컨설팅 전문가입니다.
게이밍 의자에 대한 최초의 신경과학 연구를 진행한
두 선구자와 함께 게이밍 체어의 목적과 조건에 대한
흥미로운 대화를 나눴습니다.

MAURO Usability Science (MUS)
1975년 설립된 MUS(MAURO Usability Science)는 '사람이 제품을 어떻게 사용하는가'라는 질문을 과학으로 푸는 곳입니다. 나이키, 애플, 화이자 등 글로벌 기업과 50년간 협업하며, 미국 인간공학회(HFES)로부터 '산업의 타이탄'으로 선정되었습니다. 시선 추적, 뇌파, 근전도 같은 신경과학 측정 도구를 제품 연구에 통합 활용한 선구적 기관이기도 합니다. MUS의 설립자 찰스 L. 마우로는 50년간 3,000건 이상의 프로젝트를 이끌었고, 인간과 기계가 만나는 거의 모든 접점을 연구해 왔습니다. 게이밍 체어 연구를 실제로 수행한 리서치 디렉터 크리스 몰리도 인터뷰에 함께 참석했습니다.

Research Timeline on Seating

1980년대, NASA 우주왕복선 관제실

우주왕복선 프로그램이 한창이던 시기, MUS는 NASA 관제실의 작업 환경 설계에 참여했습니다. 발사와 재진입 시 극도의 긴장 속에서 운용자들이 수 시간씩 같은 화면을 응시해야 하는 환경이었습니다. MUS는 사용자 요구사항을 폭넓게 분석하고, 대규모 시뮬레이션과 인적 요소 성능 검증 테스트를 진행했습니다. 이 프로젝트는 마우로가 '높은 정신적 부하 환경에서의 장시간 착석'이라는 주제에 눈을 뜨게 된 결정적 계기였습니다.

1990~2000년대, 글로벌 기업 좌석 인간공학 분석

스틸케이스, 허먼밀러, 뇰, 하워스 등 주요 가구 제조사를 대상으로 대규모 인간공학 분석 프로그램을 수행했습니다. 9개 제조사의 사무용·임원용 의자 14종에 대해 체계적인 평가 기준을 개발하고, 상세한 감사를 실시했습니다. 시티뱅크, 티파니, GM 같은 대기업들이 전 세계 사무실의 의자 구매 결정에 이 데이터를 활용했습니다.

2020년대, 게이밍 의자 신경과학 연구

29개 채널의 실시간 신체 데이터, 3D 공간 추적, 시선 추적, 인지 부하 측정을 통합한 게이밍 의자 연구를 수행했습니다. 6개월의 설계·파일럿 기간과 8회의 예비 실험을 거쳐, 리그 오브 레전드를 표준 과제로 한 포괄적 신경과학 기반 게이밍 연구를 완성했습니다. 게이밍 분야에서 본격적인 인간공학 과학을 적용한 최초의 연구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ㅣ우주선부터 게이밍까지, 의자의 인간공학을 탐구하다

50년 동안 인간과 기계의 접점을 연구해 오셨습니다. 의자, 그중에서도 게이밍 의자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마우로 제 커리어에서 의자의 의미가 근본적으로 바뀐 계기는 1980년대 NASA 우주왕복선 관제실 설계였습니다. 발사와 재진입 시 극도의 스트레스 속에서 운용자들이 몇 시간씩 같은 화면을 응시해야 하는 환경이었죠. 그때 깨달았어요. 세상에는 두 종류의 '앉음'이 있다는 것을요. 하나는 우리가 아는 일반적인 사무실 착석이고, 다른 하나는 높은 스트레스와 강한 집중이 요구되는 환경에서의 장시간 착석입니다. 후자는 연구 수준 자체가 달라야 했어요.
그러다 온라인 게임이 등장했습니다. 경기장 전체가 관중으로 가득 차는 e스포츠 대회가 열리기 시작하면서, 게이밍이 거대한 시장이라는 것을 깨달았죠. 저희는 항상 특이하고 복잡한 인간공학 문제를 찾거든요. 게이밍 착석이 바로 그런 문제였습니다.

게이밍이 사무 작업과 어떻게 다른가요? 같은 '앉아서 화면을 보는 일'처럼 보이는데요.
몰리 겉으로는 비슷해 보이지만, 게이밍은 몸과 머리가 해야 하는 일이 근본적으로 다릅니다. 비교적 고정된 자세를 유지한 채, 화면에서 빠르게 움직이는 대상을 눈으로 쫓으면서 동시에 마우스로 정밀하게 반응해야 하지요. 사무실에서는 이메일을 쓰다가 전화를 받고, 서류를 넘기며 자연스럽게 몸을 움직입니다. 하지만 게이밍에서는 화면에서 눈을 떼는 찰나, 손의 반응이 0.5초 늦는 순간이 곧 패배로 이어질 수 있어요.
마우로 저희는 시티뱅크, 티파니, GM 같은 대기업에서 한 번에 20종까지 의자를 분석하고 인간공학적 평가를 해왔습니다. 그 과정에서 확인한 것은, 사무용 의자 시장에서조차 의자 간 차별화 수준이 생각보다 낮다는 사실이었어요. 대부분의 의자는 실제 인체공학적 성능이 아니라 '보이는 것'에 기반해 설계됩니다. 편안해 보이는가, 첨단 기술적으로 보이는가, 사무실 분위기에 어울리는가. 진지한 인간공학 분석을 거친 의자는 생각보다 드뭅니다. 게이밍 체어는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간 문제였어요.

ㅣ일을 위한 의자, 게임을 위한 의자

게이밍 의자가 사무용 의자와 구조적으로 다른 점은 무엇인가요?
마우로 핵심적인 차이는 의자 구조의 단단함, 즉 경직성이에요. 이건 인간공학적으로 참 까다로운 문제죠. 게이머를 위한 의자는 몸을 단단히 잡아주어야 합니다. 틸팅 기능으로 등판을 뒤로 젖히는 순간에도, 사무용 의자에 비해 미세한 흔들림이 적어야 하죠. 이유가 있어요. 의자에서 몸이 아주 조금만 흔들려도, 우리 뇌는 자동으로 시선을 보정하려고 합니다. 머리와 눈이 미세하게 움직여서 원래 보던 곳을 다시 찾으려는 거죠. 이 보정 동작 하나하나가 정신적 에너지를 소모하고, 게임 퍼포먼스에 직접적인 영향을 줍니다.

그래서 게이밍 의자 제조사들이 더 단단한 의자를 만들려고 해왔군요.
마우로 맞아요. 그런데 여기에 역설이 있습니다. 이 단단함이 효과를 발휘하는 건 대략 1시간에서 1시간 반까지예요. 그 이후에는 오히려 역효과가 납니다. 엉덩이, 등, 심지어 목까지 군데군데 눌리는 부분이 생기기 시작하고, 그 불편함 때문에 몸은 이전보다 오히려 더 많이 움직이게 돼요. 불편함을 풀어보려는 본능적 반응이죠. 결국 '움직임을 줄이려고 단단하게 만든 의자'가 시간이 지나면 '움직임을 더 만들어내는 의자'가 되는 겁니다.
아직 아무도 이 문제를 풀지 못했어요. 게임 퍼포먼스와 시간에 따른 신체 반응 사이의 관계, 이건 여전히 열려 있는 문제입니다.

"게이밍은 근본적으로 다른 과제입니다. 사무실과 같은 기준으로는 접근할 수 없지요."


사무용 의자에서 움직임과 편안함의 원리도 동일한가요?
마우로 전혀 달라요. 사무실에서 편안함은 사실 끊임없는 움직임이 만들어줍니다. 일반 회사원이 일하는 모습을 빨리 감기로 돌려보면, 수백 번의 작은 움직임이 보여요. 앞으로 기울었다가, 뒤로 젖혔다가, 좌우로 체중을 옮기는 동작들이죠. 오래 앉아 있으면 엉덩이와 허벅지에 눌리는 곳이 생기는데, 몸은 자연스럽게 움직여서 그 압박을 풀어줍니다. 그래서 가장 좋은 사무용 의자는 이런 자잘한 움직임을 가장 쉽게 허용하는 의자예요.
게이밍에서는 정반대입니다. 압박이 쌓이고 불편함이 느껴지더라도, 게이머는 움직이고 싶어 하지 않아요. 움직이면 게임에서 실수가 생기니까요.

'약간 불편해야 오히려 집중이 잘 된다'는 이야기도 있잖아요. 그것과는 다른 건가요?
몰리 그건 심리학에서 말하는 '각성 곡선'이라는 개념과 관련이 있습니다. 적당히 긴장해야 최고의 집중력이 나온다는 원리인데요, '여키스-도슨 법칙'이라고도 합니다. 너무 편하면 졸리고, 너무 긴장하면 불안해져서 오히려 성과가 떨어진다는 거죠.
저희 접근은 좀 다릅니다. 저희는 심리학적 관점이 아니라 신체역학적 관점에서 봐요. 그리고 열정적인 게이머들이 의자에 앉아 있는, 3시간, 4시간, 때로 그 이상의 시간은 이 각성 곡선이 설명할 수 있는 범위를 넘어섭니다. 더 긴 시간, 더 높은 몰입과 인지 작용 속에서 신체에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를 보는 것이 저희의 관심사입니다.

ㅣ리그 오브 레전드, 29개 채널, 그리고 게이밍 체어

이번 연구에서 리그 오브 레전드를 테스트 게임으로 선택하셨죠. 왜 하필 리그 오브 레전드였나요?
마우로 세 가지 이유가 있었습니다. 첫째, 전 세계적으로 매우 널리 플레이되는 게임이라는 점이지요. 두번째, 실력 수준별로 참가자를 구하기가 수월했습니다. 그리고 가장 결정적으로 게임 시스템의 뒷단에 API로 접근할 수 있어서, 게임 속 성과 데이터를 직접 뽑아낼 수 있습니다. 게다가 리그 오브 레전드는 모든 참가자가 동일한 조건에서 플레이할 수 있도록 표준화된 봇을 제공해줬어요. 게임 플레이 데이터와 착석·작업 환경 데이터를 동시에 측정하고 대조하기에 완벽한 플랫폼이었습니다.
몰리 저희는 다양한 실력 수준의 참가자를 표본에 포함시키고 싶었어요. 리그 오브 레전드는 랭크 시스템이 잘 갖춰져 있어서, 초보부터 숙련자까지 깔끔하게 분류할 수 있었습니다.

리그 오브 레전드에서 얻은 데이터가 다른 게임에도 적용될 수 있을까요?
마우로 충분히 적용 가능하다고 봅니다. 저희가 실제로 들여다본 것은 특정 게임이 아니라, '화면 속 빠르게 변하는 대상에 반응하는 인간의 인지 능력'이었거든요. 고대비 화면, 빠르게 움직이는 타겟, 자극에 대한 즉각적 반응… 이런 핵심 요소는 게임의 종류와 관계없이 공통적입니다. 다른 게임을 테스트하면 수치의 차이는 있겠지만, 착석과 퍼포먼스 사이의 긴밀한 연결 자체는 동일하게 나타날 거예요.

실력 수준에 따라 의자가 주는 이점에 차이가 있었나요?
마우로 물론이죠. 결과가 아주 흥미로웠는데요, 실력이 높은 플레이어일수록 의자가 주는 이점이 더 컸죠.
몰리 실험에서 기준으로 삼은 의자는 허먼밀러 에어론이었고, 비교 대상은 시크릿랩의 게이밍 체어 '타이탄'이었습니다. 모든 실력 수준에서 게이밍 체어에 유리한 방향으로 차이가 나타났지만, 이 차이는 고수 플레이어에게서 훨씬 두드러졌어요. 프로 수준의 게이머들이 타이탄에 담긴 게이밍 특화 인간공학적 개선점을 더 잘 활용할 수 있었고, 게임 성과 지표에서 실제로 측정 가능한 향상이 관찰되었습니다. 쉽게 말하면, 실력이 높을수록 의자의 미묘한 차이를 자기 성과로 전환하는 능력이 뛰어난 거죠.
반면 '얼마나 편하게 느꼈는가'라는 주관적 편안함은 실력과 무관하게 전반적으로 개선됐어요. 초보든 프로든, 게이밍 체어에 앉았을 때 더 편하다고 느낀 건 마찬가지였습니다.

"머리가 안정되면 시선이 안정돼요. 골반이 안정되면 손이 정밀해집니다. 의자는 이 모두를 연결하는 시스템이죠."

연구를 위해 29개 채널의 실시간 데이터를 수집하셨는데요, 의자의 어떤 부분이 가장 큰 영향을 미쳤을까요? 팔걸이인가요, 등판인가요, 헤드레스트인가요?
마우로 한 부분만으로 설명하기 어렵습니다. 저희가 발견한 것은 '체이닝(chaining)', 쉽게 말하면 신체 전체와 의자가 하나의 연쇄 고리처럼 상호작용한다는 것이었어요. 29개 채널의 실시간 데이터가 쏟아지면, 1시간 반짜리 세션 하나에서만 거의 테라바이트의 데이터가 생성됩니다. 팔걸이 하나, 등판 하나를 따로 떼어서 '이것이 핵심'이라고 말하기보다는, 몸 전체와 의자의 상호작용 패턴이 가장 중요한 통찰을 줬어요.
실제로 게이밍 환경에서 관찰된 자세는 놀라울 정도로 움직임이 적었습니다. 사무실에서 일하는 사람과는 완전히 다른 양상이었죠.

구체적으로 어떤 변화가 관찰됐는지 궁금합니다.
몰리 수많은 지표를 분석한 끝에, 우리는 게이밍 체어가 더 체계적이고 지지력 있는 착석 환경을 제공한다는 결론을 내렸어요. 이는 쿠션의 밀도와 표면 형태가 정밀하게 설계된 덕분이었죠. 그 덕에 불필요한 몸 움직임을 줄였는데, 특히 효과가 두드러진 부위는 머리와 골반이었어요.
머리가 안정되면 시선이 안정됩니다. 화면 위에서 눈이 필요한 곳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는 거예요. 골반이 안정되면 상체 전체의 흔들림이 줄어들고, 마우스를 다루는 손의 정밀도가 올라갑니다. 그리고 게이밍 세션 후반으로 갈수록 정신적 피로가 줄어드는 징후도 관찰됐는데, 이는 몸이 안정적으로 받쳐지면 뇌가 '자세 보정'에 쓸 에너지를 아끼고 게임에 더 집중할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장시간 게이밍이 건강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도 연구하셨죠.
몰리 초기 문헌 조사에서 게이밍이 꽤 심각한 건강 문제들과 연결되어 있다는 연구를 많이 찾았습니다. 반복적인 동작으로 인한 손목·어깨 부상, 비만과 체온 과열, 눈의 피로와 시력 손상, 정신적 스트레스와 만성 피로, 과도한 인지 부하까지… 이런 문제들이 학술적으로 꽤 잘 확립되어 있었어요.
프로젝트 초반에 우리는 건강 연구를 깊이 리서치했어요. 게이밍의 엄청난 인기를 고려할 때, 의자라는 도구를 통해 게이밍 경험 전체와 게이머의 건강을 개선하는 데 의미 있는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봤기 때문입니다. 게이머들이 이런 종류의 의자에 앉아 보내는 시간이 얼마나 긴지를 생각하면요.

결국 게이밍 의자의 궁극적 목표는 무엇인가요?
마우로 시각 시스템의 최적화입니다. 머리 흔들림을 줄이고, 눈의 불필요한 보정 운동을 줄이고, 마우스를 쥔 손으로 이어지는 상체의 움직임 사슬을 안정시키는 것. 우리 몸은 이 시선-손 시스템을 떠받치는 구조물이라고 할 수 있어요.
사무용 의자에서는 혈액 순환과 열 전달을 원활하게 하여 편안함을 유지하는 것이 목적이지만, 게이밍에서는 시각적 안정과 집중이 최우선입니다. 그리고 그것은 몸 나머지 부분이 안정적으로 받쳐질 때만 가능합니다. 게이머의 퍼포먼스와 건강을 위해 잘 설계된 의자가 꼭 필요한 이유죠.

ㅣ게이밍 체어는 시스템이다

게이밍 산업에서 의자에 대한 인간공학적 분석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나요? 이 프로젝트에 영감을 준 기존 연구들이 있었을까요?
마우로 시각 자극과 마우스 조작에 관한 논문은 수백, 수천 편이 있습니다. 저희도 광범위한 문헌 조사를 했고요. 하지만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지 않았어요. 왜냐하면 본격적인 인간공학 과학을 적용한 게이밍 연구는 수행된 적이 없었거든요. 학술 차원에서 시각 주의력이나 화면 탐색 과제를 다룬 연구는 있었지만, 저희 연구는 접근 방식 자체가 달랐어요. 게이밍에 대해 수행된 최초의 포괄적인 신경과학 기반 연구였다고 생각합니다.
솔직히 가장 흥미로운 자료는 오히려 다른 곳에 있었어요. 게이밍 산업의 성장과 규모에 관한 비즈니스 데이터, 그리고 과도한 게이밍이 건강에 미치는 의학적 영향에 대한 연구가 정말 흥미로웠습니다.

선례가 없는 상황에서 연구를 설계하는 건 큰 도전이었을 것 같습니다. 연구 과정에 어떤 어려움이 있었을까요?
마우로 솔직하게 말해 저희가 수행한 가장 복잡한 연구였어요, 하하. 참고할 것이 거의 없었으니까요. 의자에 센서를 장착해야 한다고 결정한 순간 완전히 다른 차원의 작업이 시작됐습니다. 의자를 3D로 모델링하고 센서를 조율할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를 찾아야 했고, 이 모든 센서 데이터를 저희의 분석 시스템인 아이모션(iMotions)에 통합해야 했습니다. 학문적 연구가 아니라 비즈니스이니까 시간의 제약도 있었고요. 설계에만 6개월이 걸렸는데, 사실 그것도 솔직히 빠듯한 일정이었어요.
몰리 예비 실험만 8번을 진행했고, 그것에만 한 달이 걸렸습니다. 가장 큰 난관은 29개 채널에서 동시에 쏟아지는 데이터의 시간 맞춤이었어요. 쉽게 말하면, 시선 추적 데이터와 의자 센서 데이터와 게임 속 성과 데이터가 정확히 같은 시각에 기록되어야 의미 있는 분석이 가능한데, 하나라도 어긋나면 전체 분석이 무너집니다. 리그 오브 레전드 한 판이 약 10분인데, 3시간 세션 동안 중간 휴식을 넣어가며 여러 판을 진행했어요. 저희가 평소에 하는 1~2시간짜리 의료기기 사용성 테스트와는 데이터 규모가 완전히 달랐습니다.

실험 당시 의자 세팅은 어떻게 설정하셨나요? 정밀한 세팅은 퍼포먼스와 편안함 모두 영향을 미칠텐데요.
마우로 맞아요, 세팅은 기능만큼 중요하죠. 하지만 실험을 위해서는 변수를 통제하는 게 중요합니다. 우리는 시중에 판매되는 양산품 그대로 테스트했어요. 다만 각 참가자에 맞춰 작업 환경을 정밀하게 설정하긴 했죠. 올바른 의자 높이, 책상 높이, 모니터 높이를 맞췄어요. 현실에서는 많은 게이머들이 이런 기본적인 세팅조차 하지 않는 경우가 많은데, 저희는 이 변수들이 데이터에 잡음을 만드는 것을 원하지 않았어요. 순수하게 의자 자체의 효과를 보고 싶었으니까요.

연구를 위해, 신체의 다섯 가지 핵심 지지 부위를 구분하셨어요. 목, 가슴, 상체, 허리, 골반이었는데요, 이 영역 중 게이밍 체어 디자인에서 더 중요하게 다뤄져야 할 부위가 있을까요?
마우로 인간공학 교과서에서는 관례적으로 몸을 이렇게 나누지만, 다섯 부위 중 어느 하나를 중시해봐야 아무 문제도 해결할 수 없지요. 의자는 생체역학적 구성들이 연결된 지지 시스템이에요. 끊임없이 움직이며 복잡한 과제를 해결하려는 몸을 일정 시간에 걸쳐 지지하는 시스템이요. 결국 개별 요소가 아닌, 시스템적 사고에 기반하여 접근해야 하는 것이죠.

물리학적으로 가장 중요한 출발점은 어디인가요?
마우로 엉덩이가 닿는 자리, 즉 좌판 부분입니다. 골반은 상체 전체를 떠받치는 기초니까요. 오래 앉아 있으면 체중이 집중되는 엉덩이뼈 주변에서 혈액 순환이 나빠지고 열이 갇히면서 불편함이 시작됩니다. 좌판의 설계가 이 문제를 완화할 수도 있고, 오히려 악화시킬 수도 있어요. 예를 들어 에어론 같은 메쉬 소재 의자가 이 부분에서 특정한 문제를 보이는 경우가 있는데, 대부분의 사용자는 자신이 느끼는 불편함이 좌판 디자인에서 비롯된다는 것을 알지 못합니다. 장시간에 걸쳐 실제로 몸속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를 들여다보지 않으면 알 수 없는 거예요. 결국 모든 것은 시스템 문제로 돌아옵니다. 전체를 보되, 모든 것이 시작되는 곳은 좌판입니다.

"의자에 과학을 넣으면 경험이 달라지죠. 게이밍 의자 연구는 그 출발점입니다."


게이밍 의자의 미래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시나요? 게임과 의자의 관계는 어떤 방향으로 진화할까요?
마우로 크리스와 저는 이 연구를 마친 후 확신하게 됐습니다. 센서를 통해 게이머의 신체 상태를 실시간으로 파악하고, 그것을 게임 플레이와 연결하는 완전히 새로운 세대의 의자가 가능하다고요.
저희는 연구용 의자에 정교한 3D 공간 추적 장치를 설치했어요. 의자에서 회전하거나 기울이면 그 물리적 움직임을 실시간으로 디지털 화면에 그대로 재현합니다. 이 센서들이 연구실에서는 비싸고 다루기 까다롭지만, 대량 생산이 되면 비용은 충분히 낮아질 수 있어요.
몰리 저희가 도달한 중요한 개념 중 하나가 '적응형 의자'입니다. 게이머의 신체 상태에 따라 의자가 스스로 맞춰가는 거죠. 예를 들어 근육 긴장이나 혈액 정체의 징후가 감지되면, 일어나서 스트레칭할 때가 됐다고 알려주는 겁니다. 많은 게이머들이 불편함을 무시하고 계속 앉아 있거든요. 그런데 역설적으로, 적절한 시점에 일어서는 것이 장기적으로는 게임 성과를 오히려 끌어올립니다.
마우로 여기서 핵심적인 통찰이 하나 더 있어요. 게이머가 의자에 앉은 지 15분일 때와 1시간, 2시간, 6시간 후, 신체가 처한 조건은 완전히 다릅니다. 하지만 의자 제조사들은 그것을 하나의 의자로 해결하려 하죠. 사용자는 적응하는 대신 피로를 겪고, 스트레스 호르몬이 올라가고, 건강에 영향을 받습니다. 센서 기술은 이 간극을 메울 수 있어요. 기술적으로는 이미 해결 가능한 문제입니다.

마지막으로, 이 연구를 통해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으실까요?
마우로 우리는 오랫동안 의자를 '앉는 도구'로만 생각해왔습니다. 편한지, 예쁜지, 가격이 적당한지. 하지만 이번 연구가 보여준 것은 의자가 인간의 인지 능력과 신체 건강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과학적 도구라는 사실입니다. 특히 게이밍처럼 높은 집중과 장시간 착석이 결합된 환경에서, 의자는 단순한 가구가 아니라 퍼포먼스 장비예요.
몰라 저는 게이머들의 건강이라는 측면을 강조하고 싶어요. 비디오 게이밍의 인기는 계속 커지고 있고, 게이머들이 의자에 앉아 보내는 시간도 늘어나고 있습니다. 반복 부상, 시력 문제, 만성 피로 등은 더 이상 먼 이야기가 아니에요. 과학적으로 설계된 의자가 이 문제들을 줄이는 데 실질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을, 저희 데이터가 보여줬다고 생각합니다.
마우로 결국 이 모든 것은 하나의 문장으로 돌아옵니다. 의자에 과학을 넣으면 사람이 달라집니다. 게이밍 의자는 그 출발점이에요.

🪑 사용자의 질문에서 시작하는
앉음의 탐구 SITTING LAB

시팅랩은 앉음의 의미와 방법을 모색하는
시디즈의 콘텐츠 시리즈입니다.
사용자의 경험과 질문에서 시작해
의자와 앉음의 세계를 깊이 탐구해갑니다.

좋은 게이밍 체어란 무엇인지,
게임 전문가와 세계적 인간공학자,
시디즈의 의자 전문가가
다양한 이야기를 준비합니다.



Interviewer
재커리 라이언 후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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